퇴직금 등 / 대법원 2026. 9. 3. 선고 2024다206043 판결
연차휴가 사용권은 원칙적으로 1년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하나, 취업규칙·노동관행으로 발생 시기를 달리 정했다면 퇴직일에 발생한 연차의 미사용수당도 청구 가능
원고들은 피고(근로복지공단) 소속 근로자로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다가 정년퇴직한 사람들입니다. 원고들의 연차휴가 기준일은 매년 7. 1.이었고, 원고 2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기준일 전날인 6. 30.에 퇴직하였습니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 무렵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하면서, 원고 2를 제외한 원고들에 대하여는 퇴직 후인 7. 1.을 기준일로 하는 연차휴가 25일을 포함하여 미사용 연차를 50일로 산정한 바 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퇴직 전 마지막 1년간의 근로에 따른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가 그 1년의 근로를 마친 날, 즉 퇴직일에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며 그 미사용수당 등을 청구하였습니다.
원심(인천지방법원)은 위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퇴직일 다음 날에 비로소 발생하므로 원고들이 퇴직일 당시 그 권리를 보유하지 않았다고 보아, 해당 미사용수당 청구를 배척하였습니다. 한편 자가운전보조비·공로연수수당의 평균임금 포함 여부, 공로연수수당·성과연봉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도 함께 다투어졌습니다.
핵심 쟁점
연차휴가 사용권이 원칙적으로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하는지, 그 전에 퇴직한 근로자는 마지막 1년간의 근로에 따른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청구할 수 없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사용자가 작성한 임금피크제 설명자료와 실제 정산 내역 등에 비추어, 연차 기준일 전날 퇴직하는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에 대하여 연차휴가 사용권이 퇴직일에 발생하는 것으로 정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자가운전보조비·공로연수수당이 평균임금에, 공로연수수당·성과연봉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판결 내용
대법원은 원고 2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1. 평균임금·통상임금 포함 여부 - 원심 수긍
자가운전보조비와 공로연수수당은 평균임금에, 공로연수수당과 성과연봉은 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의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2. 연차휴가 사용권의 발생 시기에 관한 법리
근로기준법 제60조제1항의 연차휴가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부여되며, 권리 취득 후 1년 이내에 사용하지 못하거나 1년이 지나기 전에 퇴직하는 등의 사유로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면 그 일수에 상응하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4다232296 판결 등).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는 원칙적으로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하므로, 그 전에 퇴직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하면 미사용수당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근로계약·취업규칙 등에서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의 발생 시기'를 이와 달리 정하고 있고 그에 따라 권리가 실제로 발생하였다면, 그 후 근로관계가 종료하였더라도 미사용수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다48297 판결 등).
3. 이 사건에의 적용 - 퇴직일에 권리가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 있음 (파기·환송)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어, 피고가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 중 연차휴가 기준일 전날에 퇴직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퇴직 전 마지막 1년간의 근로에 따른 연차휴가 사용권이 '퇴직일'에 발생하는 것으로 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① 피고가 2017. 6.경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임금피크제 설명자료'는 기준일이 7. 1.이고 퇴직일이 6. 30.인 경우를 '연차휴가 기준일과 퇴직일이 일치하는 경우'의 예시로 들면서, 이 경우 퇴직일 다음 날을 기준일로 하여 발생하는 연차휴가 25일이 6. 30. 퇴직하는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에게도 발생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 점
② 위 설명자료에 의하면 피고는 기준일 전날 퇴직자에 대하여 기준일과 퇴직일이 일치한다고 보아 마지막 1년 근로에 따른 연차휴가 사용권을 퇴직일에 부여하는 것으로 정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③ 피고 스스로 퇴직 무렵 원고들에게 미사용수당을 지급하면서 퇴직 전 마지막 1년 근로에 따른 연차휴가 25일을 포함하여 미사용 연차 일수를 50일로 산정한 점
그럼에도 원심은 위 연차휴가 사용권이 퇴직일 다음 날 비로소 발생한다는 이유만으로 청구를 배척하였으므로, 연차휴가 사용권의 발생 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환송 후 원심은 기준일 전날 퇴직자의 연차휴가 사용권이 퇴직일에 발생하는 것으로 정한 취업규칙, 노동관행 등이 존재하였는지를 추가로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였습니다.
4. 원고 2의 경우 - 상고 기각
원고 2는 퇴직일이 12. 31.로서 기준일(7. 1.) 전날 퇴직한 경우가 아니어서 설명자료가 예시한 '기준일과 퇴직일이 일치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미사용 연차 일수를 25일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판결 의의
이 판결은 '1년 근로를 마친 다음 날 연차휴가 사용권이 발생한다'는 원칙(대법원 2016다48297 판결)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가 취업규칙·설명자료·지급 관행 등을 통해 발생 시기를 앞당겨 정하였다면 그 정함이 기준이 되어 퇴직자에게도 미사용수당 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임금피크제·정년퇴직이라는 구체적 사실관계에서 확인하였다는 데 실무적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정년퇴직일과 연차 기준일이 맞물리는 사업장은 규정과 운용을 대조하여야 합니다. 회계연도 기준(1. 1. 또는 7. 1. 등)으로 연차를 부여하면서 정년퇴직일을 기준일 전날로 정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은데, 이 경우 마지막 1년 근로에 대한 연차를 정산 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를 취업규칙 또는 정년·임금피크제 운영지침에 명시해 두어야 합니다. 명문 규정이 없더라도 설명자료나 과거 정산 사례가 '퇴직일 발생'을 뒷받침하면 그것이 노동관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둘째, 이 사건에서 사용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은 사용자 스스로 작성한 설명자료와 실제 지급 내역이었습니다. 임금피크제 도입 시 배포한 설명자료, 퇴직정산 계산서, 인사팀의 안내 문구는 모두 '발생 시기를 달리 정한 근거'로 원용될 수 있으므로, 규정과 다른 내용이 담긴 자료를 배포한 적이 없는지, 일부 퇴직자에게만 마지막 연차를 포함해 정산한 사례가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산 방식은 전 직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관행 형성 논란을 피할 수 있습니다.
셋째, 퇴직정산 자동화 도구를 운영하는 사업장이라면 퇴직일이 연차 기준일 전날인 경우를 별도 분기로 두어 마지막 1년분 연차의 포함 여부를 규정 설정값에 따라 처리하도록 설계하고, 그 설정값이 취업규칙 문언과 일치하는지를 주기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본값을 '미포함'으로 두더라도 규정·관행이 '포함'이라면 미지급 임금이 되어 지연이자와 함께 소급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원심에 추가 심리를 지시한 파기·환송 판결로서, 퇴직일 발생을 정한 취업규칙·노동관행의 존재 여부는 환송심에서 확정될 예정이므로 그 결과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